성곽을 찾아서

삼국시대 문경과 단양,충주를 잇는 교통로 벌재(伐嶺)에 쌓은 성곽, 문경(聞慶) 노고산성(老姑山城, 할미성)('17.12.20수)

필그림2 2017. 12. 25. 19:48

삼국시대 문경과 단양,충주를 잇는 벌재(伐嶺) 교통로상에 쌓은 성곽, 문경(聞慶) 노고산성(老姑山城,할미성)

- 중부내륙(중원)지역 산성에서 특징적으로 확인되는 수직 기둥홈 흔적과 신라 성벽에서 확인되는 보축시설이 확인된다 -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 간송2리 산 7-3번지 일대에 위치한 석축산성으로서, 죽령과 계립령의 사이에 위치한 벌령의 교통로상에 있다. 노고산성은 동로면 소재지 남동쪽에 위치한 장군봉 정상부(해발 473.3m)와 남쪽 수진천 방향으로 뻗어내린 가지능선으로 진행되는 테뫼식 산성이다. 산성 남동쪽으로 간송리 마을로 이어지는 골짜기 상단부를 가로질러 성벽이 진행되고 있다. 지세는 북쪽과 서쪽이 높고 남쪽과 동쪽이 낮은 지형을 갖추고 있다. 성벽 통과선은 해발 402~473m에 해당한다. 성벽은 북쪽 정상부(해발 473m)에서 각각 능선부를 따라 남쪽으로 뻗어 북벽-서벽, 동벽이 진행되며, 서벽과 동벽이 골짜기 상단부를 가로질러 연결하여 남벽을 이루고 있다. 산성의 규모는 전체둘레 665m이며, 장축과 단축길이는 남북 240m, 동서 180m이다. 성내 총면적은 약 43,200㎡이다. 평면형태는 남북을 장축으로 하는 마름모꼴 형태이다.노고산성 체성벽 축조기법의 특징은 외벽 하단부에 덧붙여 축조된 보축성벽과 외벽에 수직기둥홈이 확인되는 점이다. 성 내부 주요 시설물로는 문터 1개소와 치성 1개소가 확인되었다. 수직 기둥홈을 조성한 산성들은 소백산맥 일대 내륙지방에서 주로 확인된다. 이 산성들은 주사용시기가 통일신라 말기~고려시대이며, 지세가 험준한 산악지형에 대규모로 축조된 산성들에 해당된다. 노고산성 성벽 축조에서 나타나는 또다른 특징의 하나는 체성벽 외벽 하단부에 단면 사다리꼴형태의 보축성벽이 축조되어 있는 점이다. 보축성벽이 가장 잘 남아있는 곳은 5지점 잔존성벽 ②로 체성벽 하단부에 단면 사다리꼴형태로 높이 13단 130㎝의 보축성벽이 덧붙여 축조되어 있다. 보축성벽은 체성벽을 보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벽을 수직으로 쌓아올린 후 하단부에 덧붙여 보강하는 구조물이다. 삼국시대 신라에서 주로 확인되는 성곽 구조물이다. 삼국접경지였던 소백산맥 일대에 5세기 후반 신라가 축성한 문경 고모산성, 보은 삼년산성 등에서 체성벽 외면의 1/2~1/3 이상 덧붙인 단면 삼각형꼴 형태의 초기 보축성벽이 나타나며, 한강유역 진출기 이후에는 체성벽 기저부에만 단면 사다리꼴형태를 축조한 형태와 층단식을 이루며 체성벽에 덧붙여가는 부채꼴 형태의 보축성벽 등으로 발전해 간다. 문경 노고산성은 삼국시대 신라가 죽령 및 계립령로 등 주요 교통로를 통제할 수 있는 요충지를 확보하고, 소백산맥을 넘어 한강유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목적으로 이곳에 소규모 거점성을 축성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통일기 이후 고려 전기 이전까지 노고산성은 영남과 중부지방을 연결하는 소백산맥 일대 전략적 요충지로서 지속적으로 개보수를 거치면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