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을 찾아서

한양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한 탕춘대성(蕩春臺城) (2014.02.07)

필그림2 2014. 2. 9. 11:28

한양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한 탕춘대성(蕩春臺城)

- 한양 도성, 북한산성과 함께 조선 궁궐과 도읍을 방어하기 위한 성곽 -

 

 

 

조선 숙종대에 들어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전란 회복과 이괄의 난을 거치고 청나라로부터 축성의 제지가 약해지자 전국적으로 대규모 산성 축성과 증개축이 이루어졌다. 또한 도성 방어를 위해 도성 정비와 도성 외곽 요충지에 관방시설을 설치하여 수도 방어체제를 강화하였다.

 

숙종 원년(1675년)에 훈련대장 류혁연(柳赫然)이 북벌과 함께 북한산성 축성론을 제시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다가 도성 수축론과 북한산성 축성론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한 후 숙종 36년(1710년) 도성 수축이 완성되고, 이듬해 숙종 37년(1711년)에 북한산성이 수축되고, 그 1년 후 산성 내 행궁이 건립되었으며, 숙종 40년(1714년)에는 중성(中城)이 완공되었다.

북한산성이 완공된 숙종 37년(1711년) 10월 이후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이유(李濡)가 북한산성 중성 축성과 탕춘대 지역이 지대가 낮아 적의 공격이 쉽게 이루어져 도성에서 북한산성으로 가는 길이 막히고 도성과 북한산성과의 연결지대가 차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이에 성을 쌓을 것을 주장하였지만 미루어졌다.

 

<탕춘대성의 정문인 홍지문과 오간대수문>

<탕춘대성 성벽-상명대 뒷편>

<탕춘대성 암문>

 

이후 숙종 39년(1713년)에 탕춘대성 축성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나 공사 진행이 늦어져 2년 후인 숙종 41년(1715년)에 홍지문(弘智門)과 오간대수문(五間大水門)을 준공하고, 그 양쪽에 익성(翼城) 일부를 쌓았으나, 반대론자들에 의해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숙종 44년(1718년) 윤8월 26일에 서쪽부터 공사를 다시 시작하여 2,200여 보를 축성하던 중 완성을 보지 못하고 10월 6일에 공사가 중지되었다. 그 뒤 축성 반대론이 다시 일어나고 숙종 45년(1719년) 숙종마저 사망하면서 공사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현재와 같은 미완성의 상태로 남게 되었다.

원래 북한산성의 보현봉에서 형제봉을 지나 북악터널 위인 보토현(補土峴)을 거쳐 구준봉 서쪽으로 도성과 이어지는 부분에도 성을 축성하여 원형의 완전한 성으로 만들어 한양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기능 뿐만 아니라 군수물자를 보관하고 군사를 훈련하는 공간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주둔하며 방어할 수 있는 독립적인 성곽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던 것이다.

 

탕춘대성(蕩春臺城)은 한양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해주는 성으로 한양 도성이 지나는 인왕산(仁王山)의 동북쪽에서 시작하여 북쪽 능선 끝까지 내려가다가 모래내(沙川,홍재천)를 지나 다시 능선을 따라가다가 북한산 수리봉(향로봉香爐峰)을 지나 비봉(碑峰) 아래까지 연결하였다. 석축의 흔적은 수리봉(향로봉) 아래에서 끝나고 수리봉(향로봉) 아래에서 부터 비봉에 이르는 구간은 자연 암반과 자연 능선을 이루고 있다.

 

<향로봉 아래 마지막 축성 구간>

 

탕춘대성이란 명칭은 1506년 연산군의 연회장으로 모래내 세검정 부근에 있었던 탕춘대(蕩春臺)에서 따왔다고 한다.

성의 축성거리는 약 4km이며,인왕산 토축부분을 제외하고 약 2.8km의 성곽과 탕춘대성의 정문이자 숙종의 친필로 편액을 단 홍지문(弘智門), 수문인 오간대수문(五間大水門), 탕춘대 능선 중간지점에 비밀문인 암문(暗門) 등 3개의 문을 설치했다.

1921년 홍수로 붕괴된 홍지문과 오간대수문을 1977년에 복원할 떄 홍지문 주변 약 280m의 성곽도 함께 보수하였다. 복원한 홍지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우진각 지붕으로 화강암으로 월단(月團)을 세우고, 그 위에 단층 문루를 올렸으며 석축 윗부분에 여장을 둘렀다. 오간대수문은 홍예 형태의 수구 5개로 되어있고, 홍예교 길이는 26.7m, 폭 6.8m, 높이 5.23m로 복원하였다.

현재 구기터널이 통과하는 윗부분 능선에 위치한 암문은 잘 다듬어진 무사석을 사용하여 외부 폭 1.95m, 안쪽 폭 2.64, 높이 1.84m, 통로길이 2.46m의 평거형(平据形)으로 만든 성문으로 원형대로 잘 남아있다. 그외 탕춘대성은 성벽과 여장등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구간이 제법 남아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자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의 역사성을 알리고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한 탕춘대성의 보존과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여지지만 안타깝게 여기에까지는 여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상명대 뒷쪽에서 북한산 수리봉(향로봉,535m) 아래까지 연결된 약 3km의 탕춘대성 능선은 사계절 어느 시기에라도 성곽을 따라 걷는 즐거움과 역사를 배우고 자연과 함께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전히 희끗한 겨울의 잔설과 아직은 차갑게 느껴지는 정월에 막 입춘을 지나며 탕춘대성을 찾아와 미리 탕춘(蕩春)의 세월을 상상해본다.

 

 

유적명 : 홍지문 및 탕춘대성

소재지 : 서울특별시 종로구 홍지동 산4, 136-3, 136-4 일대

문화재 지정 :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3호 (1976.06.23 지정)

 

 

 

<참고자료>

『조선왕조실록』「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

『서울의 성곽』「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2004

『땅이야기』「한국토지공사」  2005년 3월.4월

『朝鮮  肅宗代  關防施設  硏究』「단국대대학원박사학위논문(라경준)」 2012

『조선시대 조정수호를 위한 성곽도시의 축성론과 도시구조-강화성.남한산성.북한산성.수원화성을 중심으로』「한국예술종합학교미술원예술전문사학위논문(안샘이나)」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