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의 추억

이은경 화백의 서울 나들이(개인전) - 갤러리 담(2015.8.11~8.20)

필그림2 2015. 8. 11. 23:26

이은경 화백의 서울 나들이(개인전) - 갤러리 담(2015.8.11~8.20)

 - 쉰 하나의 섬 -

 

 

 

작가의 글
           <쉰 하나의 섬>
이러하니
저러하고
솔직하여
아프고
나타내니

침잠하고

섬은 몸으로의 통증이 된다. 그림은 섬이 되었다.
숱한 나날이 지나 간 흔적과 짧은 생각들의 외침으로
머릿속에 홀연하게 서 있다.
표현한다. 섬의 이미지로.

깊은 시름의 달이 박히는 푸른 풍광,

침잠하는 현실, 흔들리는 초록빛,

풀들을 눕게 하는 바람결,

뜨거움과 차가움을 삼킨 바다와 남겨진 섬들의 흐느낌,

묵묵한 붓질을 내게 가르쳐주고 저마다 튀어나오는 색깔로 섬들을 표출하게 한다.
화면의 이미지는 가끔은 어쩔 수 없는 입안의 말랑거리는 캐러멜처럼,
굳은 표정의 달콤한 쉼이 되며 또 하나의 투박한 다른 섬도 된다.
나이의 숫자가 일깨워주는 것들에 비해 아직 탄식하는 투정들이
아름다운 꽃들과 생명이 될 수 있을까?
나에게 그림은 가물가물 스스로 흔들며 나이의 숫자를 지우는 꿈의 표출이며
수면 위로 떠오르는 그리움을 내려놓는 물기 가득한 일상의 행위이다.
바라보는 바다의 거친 빛들이 은은한 달빛 닮은 마음결에 잔잔하게 들려준다.
‘삶을 단순하고 친절한 자유로움을 선사하라’고 타이른다.
또 우연 속에서 쉼과 섬의 보이지 않는 다른 너머를 찾아보라고!
아직 멈칫하며 주변을 바라보는 나는 지금도 ‘…무엇일까?’ 하며 대상을 바라본다.
나에게 바다와 달빛은 붉은 열기와 황금빛을 머금고 이 아름다운 시간 잠시 놀러 왔다.
나의 그림과 작업에도 조금만 더 머물러 있기를 나는 탄식하는 눈빛으로 바란다.
그러함이 살아가며 기대하는 하루가 된다.
실바람을 구름 위에 걸쳐두고 붓도 구름 위에 걸어두고서 생각과 꿈,
그리는 그림에서 하늘을 날아보는 상쾌한 자유를 갈망한다.
말하지 않은 사랑의 눈길은 갇힘이 아닌 두 팔 벌려 안아보는 미소를 상상하며 꿈꾼다.
그리고 이제는 내려놓는다.
길 위에서 운전하며 시야 가득 들어오는 산과 나무에게 고맙다고 인사한다.
푸른 하늘과 구름, 기억과 눈물의 시간들이 아름다운 꽃이 된다는 것을 반갑게….
 
이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