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자료

한국전쟁이 ‘북침’이라고? ‘북한이 침공해서’ 북침이라고 한 건데… 한겨레(2013.6.18)외

필그림2 2013. 6. 19. 17:32

한국전쟁이북침이라고? ‘북한이 침공해서북침이라고 한 건데

한겨레 등록 : 2013.06.18 15:59 수정 : 2013.06.18 17:16

 

 

 

한국전쟁  자료  사진  /  뉴시스

 

진중권 “이건 역사가 아닌 국어교육의 문제” 꼬집어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한국전쟁을 북침이라 한 학생이 많다. 교육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며 인용한 여론조사의 신빙성에 대해 많은 뒷말이 나오고 있다이준구 서울대 교수(경제학) 17일 자신의 누리집에 “내가 대학생과 대화한 걸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무척 과장된 수치일 것 같다. 내가 얘기해본 학생들 중 북침을 얘기하는 친구는 거의 없었거든요”라고 했다.

이 교수의 글에 한 누리꾼은 “저도 10대 학생들 여럿 가르쳐왔고 지금도 가르치고 있는데 ‘북한이 침입했으니까 북침’이라고 알고 있는 아이가 매우 많습니다. 상위권을 달리는 아이조차도 그렇습니다. 국사·근현대사 등을 수능  선택과목으로 선택한 아이가 아니면 전혀 들춰보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저도 학원 강사 시절 애들에게 물어본 결과 ‘북한이 침략해서 북침’이라는 아이들이 절대 다수였다”고 썼다. 즉 북한에 의한 남한 침공을 ‘남침’이라 하는데, 이를 거꾸로 아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1일 전국의 고등학생 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349)가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여론조사를 토대로 17일 청와대에서 청소년의 역사인식에 대해 개탄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얼마전 언론에서 실시한 청소년 조사 결과를 보면 고교생 응답자의 69% 6·25를 북침이라고 응답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교육현장에서 진실이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도 ‘역사 교육이 잘못됐다’며 18일치 신문에서 이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겸임교수는 “근데 각하, 이건 역사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국어교육의 문제일 겁니다. ‘북침’을 애들은 ‘북한의 침략’이라는 뜻으로 아는 거죠”라고 꼬집었다. 이준구 교수는 “엉터리 설문조사 결과를 갖고 난리를 친다는 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요즈음 보수세력이 우리 국사 교과서 고치느라 혈안이 된 걸 보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신문>이 한 입시전문업체와 한 여론조사는 ‘한국전쟁은 남침인가, 북침인가?’를 학생들에게 단순히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11일 기사에서 “학생들은 북침과 남침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헷갈리거나 전쟁의 발발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능성을 열어놔, 청와대에서만 입맛에 맞게 여론조사를 해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4·19’ ‘5·18’ 빼고 ‘6·25북침 강조한  대통령

미디어 오늘  입력 : 2013-06-18  09:58:13   노출 : 2013.06.18  10:14:20

[캡처에세이] 왜곡 소지 있는 여론조사 인용에서 드러난 박대통령 역사인식

 

박근혜 대통령이 17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언론사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6·25전쟁에 대해 국내 고등학생 69%북침이라고 응답했다는 결과다. 대통령은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교육 현장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 절대로 있어서는 된다. 결코 묵과할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서울신문> 지난 11일자 1면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설문지 원문내용은한국전쟁은 남침인가, 북침인가?” 되어 있다. 문제는 질문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 ‘북침이라는 말이북쪽을 침략한 인지, ‘북쪽이 침략한 인지 헷갈릴 있다는 것이다. ‘남침역시 비슷한 혼동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 <서울신문> 해당 기사를 보도하면서북침과 남침이라는 용어를 헷갈리거나 전쟁의 발발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제를 달았다. 오해를 있는 설문지였다는 어느 정도 인정한 셈이다. 대통령이 지나치게 오버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용어 사용’으로 인한 혼동을 ‘역사왜곡’ 문제로까지 … ‘지나친 호들갑’

 

 

사실 역사교육 소홀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능시험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도 오래고, 이런 이유 때문에 학생들이 역사 공부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을 간과한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일부 교사들의 문제점을 언급하며역사왜곡부분을 언급했다는 , 다소 경솔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실수가 아니라 의도성을 가진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보수간역사-이데올로기 논쟁 일정하게 의도했다는 얘기다.

 

실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회의에서 ‘6.25전쟁 북침부분을 언급했지만 <서울신문> 여론조사에는 다른 부분도 포함돼 있다.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서는안경 가장 먼저 떠올리거나,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현대사의 핵심적인 사건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은 유독 ‘6.25 부분 언급하면서 역사왜곡 논란을 강조했다. 오해와 논란의 여지를 남기는 대목이다. 대통령 발언이 언론에 알려진 이후 당장 인터넷에선이게 전교조 때문이다라는 식의 반응이 나왔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빼고 ‘6·25북침 언급한 이유

 

사실 6.25부분만 언급하면서교육 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 절대로 있어서는 된다 대통령의 발언을, 보수진영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벌써 보수진영에선 문제를 역사교육이 아닌전교조 문제 받아들이고 대응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인다.

 

 

이번 <서울신문> 여론조사결과는 입시전문업체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였다.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언급하면서까지 심각하게 얘기할 수준은 아니었다. 이번 조사보다 심각했던 <TV조선> <채널A> ‘5.18 역사왜곡 관한 것이었는데, 대통령은 당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역사인식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 있는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대통령이 역사논쟁을 촉발시켜서 특별히 득이 것이 없다는 반론도 제기한다. 하지만 그건 지켜봐야 문제다.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17 공식 출범했는데 조만간 산하에가칭현대사연구원을 설립, 현대사 연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만·박정희 전직 대통령, 정부 수립과 한국전쟁 현대사의 주요 인물·사건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만들겠다는 건데 솔직히 우려가 된다. ‘보수우파의 역사 대한민국 정사(正史)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와중에 대통령의 ‘6·25 북침 여론조사발언이 나왔다. “ 정부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이라는 말과 함께. 대통령의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현대사연구원 행보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을 빼고 ‘6·25북침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 발언 의도가 의심받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