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을 찾아서

한강변 한성백제시대 대표적인 산성, 고양 멱절산토성(2012.11.27)

필그림2 2012. 11. 27. 21:31

한강변 한성백제시대 대표적인 산성, 고양(高陽) 멱절산토성(2012.11.27)

- 도시화와 공장지대에 고립된 한강유역 한성백제 성곽유적 -

 

 

 

멱절산토성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740-22번지 일대 해발 30m 멱절산(곽산,藿山)에 위치해 있다.

2001년 경기도박물관에서 실시한「경기도 3대 하천유역 종합학술조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한강유역 문화유적 지표조사 과정에서 멱절산 내에 초기 한성백제토기 산포지와 성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처음 확인되었고, 2003년 동 박물관의 긴급발굴조사를 통하여 초기 한성백제시대 수혈주거지 8기, 수혈구덩이 2기, 구상유구 1기, 적석유구 5기를 비롯한 삼족기 등 유물 1,587점과 토성(토루)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로써 멱절산유적의 역사적인 중요성이 인정되어 2004년 1월 경기도기념물 제192호로 지정되었다.

이후 2010년 고양시는 멱절산유적 정비차원에서 「고양 멱절산유적 종합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03년 긴급발굴조사 과정에서 유구밀집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유적의 서쪽 중앙부 700㎡를 대상으로 2012년 8월부터 11월 7일까지 중앙문화재연구원에 의한 학술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주거지 2기, 대형수혈유구 4기, "플라스크형" 수혈유구을 포함한 수혈유구 11기 및 대옹,뚜껑,직구유견반형호,직구단경호 등 한성백제시대 토기의 발굴과 함꼐 유적의 남서쪽 단애면에 토성의 일부를 재차 확인하였다.

이제까지의 발굴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멱절산유적의 연대는 기원후 3세기 중후반에서부터 5세기 중후반경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멱절산 정상부 남서쪽 토성 흔적>

<멱절산 남서쪽 단애면>

 

4세기말 5세기중엽 고구려와 백제의 각축장이던 고양시 한강유역일대에는 멱절산토성을 비롯하여 덕양산 행주산성(幸州山城), 고봉산 고봉산성(高峰山城) 등의 관방유적이 남아있다.

475년 백제 21대 개로왕(蓋鹵王)이 아차산에서 전사하고, 아들 문주왕(文州王)이 웅진으로 천도하면서 한성백제시대는 마감하게된다.

고구려의 관할에 들어간 현재 고양시 고봉일대에는 달을성현(達乙省縣), 행주에는 개백현(皆伯縣)이 설치되었으며, 서울지역에는 북한산군(北漢山郡)을 설치하고 남평양(南平壤)이라 호칭하면서 한강유역의 군현을 중심으로 백제,신라를 경략하는 거점으로 삼았다. 이후 고구려는 한강일대를 77년간 경영하였으나, 백제,신라의 연합작전에 의해 이 지역 통치권이 백제에 이어 신라로 넘어가게 되었다. 신라 제24대 진흥왕(眞興王)은 북한산에 친히 순행하여 강역을 확정하고 순수비(巡狩碑)를 세웠다. 이로써 고양시 일대와 서울지역은 신라의 한강유역 방어진지 겸 고구려 공격의 전초기지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멱절산유적 발굴조사 현장 2012.11>

<1호 대형수혈유구, 440㎝×372㎝×222㎝>

 

2012년 11월 27일 발굴조사 현장설명회에 따르면 토성은 멱절산 정상부 서쪽 외연을 따라 확인되고 있으며, 서남쪽 일부만 성벽이 잔존해 있고 대부분 기저부만 확인되었다. 자연지형을 따라 조성한 결과 성벽의 평면형태는 구불구불한 곡선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2003년 조사에서 언급된 회색점토층의 범위가 정상부의 동쪽 외연과 남쪽 능선상에 분포하는 것을 감안하면 성벽은 정상부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였다.

성벽이 잔존한 서남쪽 부분 1개소와 서쪽 기저부 3개소 등 총 4개소에 트렌치를 설치하여 단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각 트렌치마다 축조양상이 상이하게 확인되었는데, 성벽 전체를 일관된 공정으로 축조했다기보다 구간별로 다양한 공법이 사용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멱절산 북쪽 한강 지천에서 바라본 멱절산토성>

 

멱절산의 유래는 예전부터 이 마을이 한강과 접한 곳에 곽산(藿山)이라고 불리우는 조그마한 산이 하나 있는데 "藿"자가 바다에서나는 해초인 미역을 의미하므로 동리의 이름도 미역절, 멱절 또는 멱저리라고 부르게된데서 유래하였을 것으로 보고있다. 다른 이야기로는 아주 옛날에 이 산에  곽사(藿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그 절 스님이 메기를 잡아먹은 후 절이 망하게되어 그 절을 메기절,멱절 혹은 멱저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멱절산은 자유로를 이용해 고양시 일산으로 들어가는 킨텍스IC와 이산포IC 사이 한강변에 위치하여 동쪽에는 내륙에서 한강으로 유입되는 하천이 접해있고, 서쪽에는 한강 나루터가 있던 이산포가 위치하고, 동족에 접해있던 하천은 현재 멱절산 서쪽으로 위치가 옮겨졌고, 하천이 있던 자리에는 소규모 공단이 조성되어 있다. 북동쪽 가까이 국제 전시,컨벤션센터인 킨텍스가 자리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사면이 가파르고 정상부에는 넓은 평탄지가 형성되어 있다.

멱절산은 일산신도시 개발과 일산 하수종말처리장 및 주변 공장의 난립으로 절반이상이 깍여나갔다. 아직 제대로 된 진입로나 유적안내판이 조성되어있지 않아 풍납토성, 몽촌토성, 양천고성 등과 함께 한강유역의 한성백제시대 대표적 유적으로서의 위상이 염려스럽다.

다행히 멱절산유적에 대한 고양시의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다고 하니 그 위상이 확립될 수 있도록 향후 올바른 보존과 정비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경기도3대하천유역 종합학술조사 한강 Vol 2. 문화유적(1) 』「경기도박물관」 2002.7

『고양 멱절산 유적 - 긴급발굴조사보고서』 「경기도박물관」2005

『高陽市史 제1권,제2권』「고양시사편찬위원회」 2005.12

『고양 멱절산유적 발굴조사 현장설명회 자료』「중앙문화재연구원」201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