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을 찾아서

서울과 구리의 중랑천과 왕숙천, 한강 일대 고대 교통로를 관방한 아차산일대보루군(阿且山一帶堡壘群)('20.04.21화)

필그림2 2020. 4. 29. 20:31

 서울과 구리의 중랑천과 왕숙천, 한강 일대 고대 교통로를 관방한 아차산일대보루군(阿且山一帶堡壘群)

- 한강과 서울일대 치열했던 삼국의 역사를 만나다, 아차산일대 보류유적 1차 답사 -


서울 아차산일대 100~400m 고도의 능선과 봉우리에는 5세기 후반 삼국시대 고구려가 한강 유역을 점유한 후 551년에 신라·백제 연합군에 의해 한강유역을 상실하기까지의 역사를 밝혀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성곽인 보루(堡壘) 유적이 산재해있다. 2004년 사적 455호로 지정된 보루는 아차산 제1~6보루, 홍련봉 제1,2보루. 용마산 제1~7보루, 시루봉보루, 수락산 제1보루, 망우산 제1~3 보루, 봉화산 보루 등 21개소이다. 아차산과 그 주변 용마산, 망우산, 봉화산은 양주분지, 의정부로 이어지는 고대 교통로상에 위치하고 중랑천과 왕숙천이 한강으로 흘러 충적평야지대를 이루고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 한강 수로 이용과 주변 지역 조망이 용이하다.보루와 보루사이의 거리는 가까이는 100m, 멀리는 1km 정도상에 위치한다. 이번 답사는 망우공원묘지관리사무소에서 시작하여 망우산 능선을 따라 시루봉을 거쳐 용마산 정상에 도착하여 아차산으로 하산하는 주능선 구간에 위치한 보루 유적을 찾았다. 이 구간에는 망우산 제1~3보루, 시루봉 보루, 용마산 제5~3보루, 아차산 제4보루, 제3보루, 제2보루, 제6보루, 제5보루, 제1보루 순으로 답사할 수 있었다.


망우산 제1~3보루가 있는 망우공원묘지는 1933년부터 1973년까지 조성된 28,500기의 분묘가 조성되었으며, 2013년 5월 30일 기준 9,350기가 관리 되고있다. 특히 오세창, 문일평, 한용운, 방정환, 조봉암 등 일제강점기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 해방후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의 묘와 소설가 계용묵, 시인 박인환, 천재화가 이중섭, 근대화가 이인성, 조각가 권진규 등 근대 예술인들의 영원한 안식처가 있는 곳이다. 묘역 답사만으로도 좋은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훼손이 심한 망우산 제2보루와 제1보루 사이 능선상 작은 봉우리에도 보루로 추정되는 유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동락정"위 작은 봉우리에는 "면목동 양지마을 산치성터"라는 비석을 세워 놓았는데 현대 제사유적의 흔적과 보루 유적의 일부로 추정되는 성돌이 남아있다. "동락정"에서 "관음탑"을 지나 1km 남동쪽에 시루봉 보루가 있다. 군사시설로 훼손이 심한 정상부를 1999년에서 2000년사이 두 차례의 발굴과 2009년에서 2011년 사이 세 차례의 추가 조사가 이루어진 후 현재와 같이 말끔히 복원하게 되었다. 시루봉 보루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강 일대의 전망은 일품이었다.


시루봉 보루를 뒤로하고 다시 주능선에 올라 망우산 제1보루에 올랐다. 발굴조사 후 공원을 조성하여 덮어두었다. 망우산 제1보루를 지나면 보루와 보루를 연결한 아차산 장성의 흔적이 확연히 남아있다. 아차산 장성의 석축 흔적은 용마산과 연결되는 안부 능선에도 잘남아 있고, 용마산을 지나 아차산 제1보루까지 잘 남아있다. 이 아차산 장성은 삼국시대 보루와 보루를 연결하던 차단성이라는 설과 조선시대 목장성이라는 설이 있다. 큰 돌을 이용한 조선시대 축성의 특징을 볼 수 있어 후자인 성동구 일대 조선시대 국영목장인 살곶이목장(箭串牧場)을 보호하기 위한 목장성으로 추측해본다. 깔딱고개 안부에서 계단을 따라 도착한 정상부는 용마산 제5보루이다. 북동쪽에는 일부이지만 불에 그을린 흔적의 삼국시대 축성 흔적이 제대로 남아있다. 용마산 제5보루는 남북으로 능선상에 길게 남아있다. 용마산 제5보루에서 용마산 정상방향으로 우회하여 먼저 만나는 봉우리는 용마산 제4보루인데 헬기장과 운동시설로 많이 훼손되어 있지만 지표내부에는 성돌과 유구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용마산 제4보루를 지나 다시 만나는 봉우리는 용마산 최고봉인 용마봉 정상으로서 용마산 제3보루이다. 정상에는 축성의 흔적과 건물지 등이 확인되고, 북서쪽 능선으로 용마산 제6,7보루와 남서쪽 능선 아래로 제1,2 보루가 바라보인다. 용마산 제3보루에서 다시 용마산 제5보루로 돌아와서 아차산 방면 능선으로 내려가면 먼저 아차산 제4보루를 만난다. 아차산 제4보루는 발굴 이후 1997년에서 1998년 사이 발굴조사와 2007년 성벽 발굴조사로 건물지와 치, 석축 등을 확인하였으며 현재와 같이 완벽하게 복원 하였다. 아차산 제4보루를 지나면 아차산 제3보루가 근접해 있다. 아차산 제3보루는 2005년 부분 발굴조사때 디딜방아의 볼씨로 추정되는 것이 발굴되었다. 발굴조사 후 지표를 덮어 능선상 이동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아차산 제3보루에서 남족으로 약 200m 지점에 있는 아차산 제6보루는 둘레 약 80m의 작은 보루로써 정식 발굴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도 디딜방아의 볼씨가 확인되기도 하였다. 아차산 제6보루를 지나 주능선을 벗어나 동쪽으로 갈라져 나온 능선 끝 낮은 봉우리에 아차산 제2봉루가 있다. 둘레 50m의 작은 보루이지만 동쪽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 옛날 고구려 병사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성벽 어느 한쪽 바위에 걸터 않아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었을지도 모를것이다. 아차산 제2보루를 지나 다시 주능선으로 돌아와 남쪽으로 이동하여 아차산 제5보루를 만난다. 둘레 약158의 거대한 고분 처럼 보인다. 정상부는 최근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하였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재 출입을 금하고 있었다. 아차산 제5보루에서 약 200m 떨어진 남쪽 봉우리에 아차산 제1보루가 있다. 1994년 지표조사에서 구고려 토기편이 발견되었다. 동쪽과 남쪽 일부에서 성벽의 흔적과 정상부에 저수시설이 확인된다. 아차산 제1보루에서 아차산성으로 내려와 아차산성을 답사하고 아차산생태공원 입구로 내려와 아차산일대 보루유적 1차 답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