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을 찾아서

양주 일대 남북을 관방한 도락산보루군(道樂山堡壘群)('18.12.23.일)

필그림2 2018. 12. 26. 21:35

양주 일대 남북을 관방한 도락산보루군(道樂山 堡壘群)

- 동쪽 칠봉산보루군, 동남쪽 천보산보루군, 서쪽 불곡산보루군, 북쪽 감악산보루군, 양주신도시 내 독바위보루 등 사방을 관방할 수 있는 도락산 보루 유적 -



도락산은 양주시 광적면과 백석읍에 걸쳐 있으며, 남쪽으로는 불곡산이 위치하고 있다. 도락산에서는 총 4기의 보루가 발견되었는데, 제1보루는 도락산 능선 남쪽 말단부 높이 327m에 위치한다. 제2보루는 제1보루에서 동북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는데, 이곳은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와 백석읍 방성리의 경계 지점이기도 하다. 제3보루는 높이 440.8m의 도락산 정상부에 있으며, 제4보루는 제2보루와 제3보루 사이의 안부(鞍部)에 위치한다.

한강 유역의 쟁탈과 관련하여 고구려에게 있어 양주 지역은 중요한 관문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적을 방어하기 위한 성과 보루 등 군사 시설이 필요하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불곡산 일원의 보루가 잘 조망되고, 양주시 광적면 일대의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와 적의 이동을 살피고 방어 공격에 유용한 자리에 도락산 보루(道樂山堡壘)를 건립하게 되었다. 도락산 보루에서는 고구려계 토기편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삼국~조선 시대 유물까지 다양하게 수습되고 있다. 따라서 도락산 보루는 고구려의 축조물로 추정되나 이후에도 계속 군사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제1보루의 평면 형태는 원형으로 직경이 10.7m이며, 20~30㎝ 정도 크기의 판석을 축조하였다. 전체 둘레는 33m, 높이는 3m가량이다.


제2보루는 평면 형태가 동~서 장축 방향을 가진 장타원형으로, 전체 둘레는 170m 정도이다. 내벽 둘레는 150m, 장축은 67m, 단축은 18m이다. 자연 경사면을 포함할 때 전체 높이는 4~5m이며, 석축 부분은 2m 내외이다. 내부는 높이에 따라 3단으로 구분하였는데, 최정상부의 첫째 단에는 협축 형태로 쌓은 석축 구조물과 배수로가 있다. 두 번째 단에는 주거 시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짚단이 섞인 소토가 다량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단은 음습한 지대로 지름 5m, 깊이 1m 정도 구덩이의 집수 시설이 있었다. 성 내부에서는 상당량의 고구려 토기편이 확인되며, 건물 벽체로 추정되는 소토 덩어리도 발견되었다. 성벽의 축조방법이나 유물의 출토양상을 통해 볼 때 도락산 보루군에서 중심이 되는 보루인 것으로 추정한다.


제3보루는 타원형에 가까운 평면 형태이며, 전체 둘레는 20m, 직경은 5m, 높이는 3m가량이다. 석축은 크기 20~30㎝ 정도의 할석을 사용하였다. 보루의 서쪽과 남쪽이 훼손되어 있으나 성내부에 해당하는 북서쪽 평탄지대에서 다량의 고구려 토기편과 건물의 벽제 파편으로 추정되는 짚이 섞인 붉은 색 소토 덩어리가 확인되어 고구려 보루로 추정된다.


제4보루는 방형의 평면 형태이며, 규모는 가로가 9.5m, 세로가 9.7m이다. 장방형 또는 판석형 할석재를 10~12단 쌓아 1~1.5m로 축조하였다. 내부에는 진지 구축으로 인한 원형 함몰이 생겼으며, 북벽을 제외하고는 석축이 비교적 양호하다. 여타 보루들과 형태적으로 차이가 있어 고구려 방어시설이었는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제 4보루에서 능선을 따라 남동쪽으로 42m 아래 지점에, 노출된 암반에 기둥 홈이 파여있다. 이는 보루로 진입하는 길목에 차단용 목책을 설치하거나 출입구를 만들었던 시설로 추정한다.


제1보루에는 현재 팔각정이 세워져 있어 유적이 훼손되었으나 삼국 시대 유물로 보이는 많은 토기편이 흩어져 있다. 제2보루 대부분은 토사에 묻혀 있으나 부분적으로는 석축이 노출되어 있다. 유물로는 고구려계 토기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고려 및 조선 시대 기와편도 나오고 있다. 제3보루는 서쪽과 남쪽 부분이 훼손되어 있으며, 토사에 덮여 있다. 토기편이 확인되는데, 고구려계 유물인 적갈색 니질 토기편이 많이 나온다. 제4보루는 기단석으로 대형 석재를 사용하여 석축이 비교적 양호하게 남아 있지만 유물은 확인되지 않는다.

도락산 보루는 광적면 일대의 넓은 평야와 남쪽의 불곡산 일대가 한 눈에 조망되는 양주분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도락산 보루를 통하여 삼국 시대 양주를 중심으로 한 방어 체계를 엿볼 수 있다. 도락산 소재의 고구려 보루군은 임진강 유역에서 양주분지를 거쳐 한강 유역으로 이어지는 남북교통로를 통제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또한 제1보루에서는 초기 철기 시대 점토대토기가 수습되어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생활하였음을 알려 주고 있다. 아울러 천보산 보루군(天寶山堡壘群)과 불곡산 보루군(佛谷山堡壘群), 도락산 보루는 4~5㎞ 내외의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 당시의 방어 체계를 보여 주고 있다.


천보산과 불곡산,도락산 일대 보루 유적 중 보존상태가 가장 좋고 고구려 유물이 다량 출토된 도락산2보루 턱 밑까지 올라온 아래 채석장과 보루 주변 군사시설은 유적 훼손과 풍광을 심하게 훼손하였다.



<참고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