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을 찾아서

양양(襄陽) 낙산사(洛山寺) 오봉산성(五峯山城)(2015.02.24)

필그림2 2015. 2. 26. 14:42

양양(襄陽) 낙산사(洛山寺) 오봉산성(五峯山城)

-일명 낙산산성(洛山山城)이라 불리는 국내에서 보기드문 사찰 방어 성곽-

 

 

 

양양 오봉산성(五峯山城)은 일명 낙산산성(洛山山城)이라 불리며, 신라 문무왕 11년(671)에 창건한 낙산사(洛山寺) 사역을 둘러싸고 있는 오봉산(해발 78.2m)에 포곡식으로 쌓은 토석 혼축성이다. 산성의 서편으로 낮은 야산이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남대천이 낙산해변과 연결되고 낙산사 입구 마을인 전진리, 주청리 일대가 있으며, 북쪽으로는 전진리, 용호리의 낮은 야산지대와 동쪽으로는 동해와 직접 접해있다. 오봉산성이 있는 곳은 해발 100m가 되지 않은 곳이지만 주변에서 가장 높은 지대여서 사방이 잘 조망된다.

 

1864년 김정호가 지은 『대동지지(大東地志)』에 "오봉산고성은 토축으로 홍예석문이 있고 낙산사가 그 안에 있다(五峯山古城 土築 有紅霓石門 洛山寺在基中)" 라고 하였으며, 1942년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서는 " 조산리부락에 근접한 서방의 봉우리 지맥에 있으며, 둘레가 약 300間이다. 토축이고 일부는 석축인데 불완전하다"라고 하였다.

 

오봉산성의 전체 길이는 약 1,150m, 높이는 잘 남아있는 부분이 약 1.5m, 폭 약 2m이다. 성벽은 낙산사 후면의 봉우리를 중심으로 동편과 남쪽으로 연결된 능선을 따라 한바퀴 돌면서 산성 동편의 의상대 쪽으로 터져 있는 골짜기로 이어져 다시 남서쪽 능선을 따라 남쪽 출입구인 홍예문을 지나 원통보전 뒤 능선을 따라 다시 동편 봉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의 구간이 토성 흔적만 남아있고, 도로 개설로 인한 성벽 단절구간에 토석혼축의 흔적과 해수관음공중사리탑(보물제1723호)으로 가는 관람로 주변에 석축 흔적이 확인된다. 확인되는 석축은 자연석 또는 반치석한 석재를 사용하였다.

해수관음보살상의 남쪽 경사면 아래 의상대 쪽으로 나가는 골짜기와 산성 서편의 잘록하게 능선이 낮아진 지점에도 또 다른 문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도로 개설로 흔적이 완전히 없어졌다.

 

낙산사의 남쪽 출입구로 사용하고 있는 홍예문(紅霓門)은 세조13년(1467)에 왕이 친히 낙산사에 행차하고 중건을 지시했을 때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며, 그 위의 누각은 1963년 10월 정면 3칸, 측변 1칸, 겹처마 팔짝지붕으로 건립하였으나, 2005년 4월 대형 산불로 낙산사 대부분의 당우와 함께 소실되어 2006년 홍예문과 함께 다시 복원하여 옛 멋을 잃어버렸다.

 

이곳에서 수습되는 기와 등의 유물 등을 볼 때 고려시대 이후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보여지며, 이 지역 토착세력의 근거지 또는 왜구의 침입에 대비한 사찰 자체 방어시설로 추측하고 있다. 이 오봉산성처럼 사찰 주변에 성곽을 구축한 것은 드문 경우인데 전라남도 백련사 등 연해지역 일부 사찰에서 확인된다.

오봉산성 남쪽 1.2km 지점에 조선 성종21년(1490)에 축성한 대포만호영성(大浦萬戶營城)의 터가 남아있다.

 

봄이라 하기엔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낙산사 보타전과 지장전 사이 양지바른 정원에서 다소곳하고 청순하게 핀 어린 매화를 발견하고 아직 남녘에도 들려오지 않은 봄소식을 중북부 지역 강원도에서 만난 것에 약간의 놀라움과 반가움이 겹쳤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해풍은 아직 차가왔지만 홍련암으로 향하는 바닷가 양지바른 언덕에서 키작은 노란 복수초 무리를 만나기도 하여 낙산사에서 첫 봄의 기운을 느꼈던 행복한 답사길이 되었다.

정오가 지났을 무렵 불심 가득한 한그릇의 국수 공양을 받고 경내를 돌아 나와 잠시 낙산 해변을 거닐며 멀리 해수관음상을 바라보며 사연깊은 낙산사와 오봉산성 답사를 마무리했다.

 

 

 

유적명 : 양양(襄陽) 낙산사(洛山寺) 오봉산성(五峯山城)

소재지 :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주청리 낙산사 사역 일대(낙산사로 100)

문화재 지정 : 비지정, 홍예문(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3호)

기타 주변 유적 : 낙산사 

 

<참고자료>

 

『양양군의 역사와 문화유적』  「강릉대학교박물관, 양양군」 1994

『양양 석성산성』  「강원문화재연구소, 양양군」 2008

『고려시대 관동지역의 해방유적 연구』  「강릉대대학원 석사학위논문(김정현)」 20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