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을 찾아서

고구려 목책성 한강이남 최초 발견, 안성 도기동 산성(安城 道基洞 山城)('16.12.03토)

필그림2 2016. 12. 11. 20:57

한강이남에서 최초 발견된 고구려 목책성, 안성 도기동 산성(安城 道基洞 山城)

- 4~6세기경 백제가 축성하고 고구려가 활용한 목책성(木柵城) -




안성 도기동 산성은 안성천과 잇닿은 나지막한 구릉지에 지형을 따라 축조된 산성으로, 창고를 짓기 위해 발굴조사를 하다가 삼국시대 목책성(木柵城)이 확인 되었다. 그 구조와 출토유물로 볼 때 도기동 산성은 4~6세기 사이에 백제가 축조했고,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한 이후에는 고구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남문화재연구원은 9월부터 안성시 도기동 산 51-5번지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구덩이 파고 나무말뚝을 박아 만든 목책성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11월 2일 발표했다. 목책은 토루의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목책열은 돌린 이중구조로, 바깥쪽의 목책은 2열로 나타나며, 안쪽과 바깥쪽 목책의 간격은 4.5~5m 정도이다. 이를 통해 목책의 배치현황과 함께 목책의 전체적인 구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토루와 목책 구덩이에서는 세발토기(삼족토기), 굽다리접시(고배), 시루 등 3~4세기 초기 백제(한성도읍기) 양식의 토기와 짧은목 항아리, 뚜껑,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파수부호) 등의 고구려 토기가 뒤섞여 출토됐다. 기남문화재연구원은 "나무 울타리의 얼개와 출토 유물의 양상으로 미뤄 4세기께 백제가 쌓았으나 이후 고구려 군이 성을 점령해 쓴 것으로 보인다"며 "삼국시대 목책시설의 구조를 처음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유적"이라고 평가했다. 학계에서는 도기동 목책성이 진천 대모산성, 대전 월평동 산성과 더불어 5세기 고구려의 한반도 남진 경로와 연관된 주요 거점이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또한, 목책 구조가 잘 남아 있는 드문 사례라서, 삼국 시대 방어 시설인 책()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고대 성곽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료로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10월 3일 안성시 도기동 산51-5번지 외 25필지에 해당하는 15만209㎡의 사적 지정을 예고했다. 문화재구역 3만6376㎡(4필지)와 보호구역 11만3833㎡(21필지)이다. “도기동 산성은 한강 이남지역에서 확인된 고구려 성곽으로, 고구려의 영역 확장 과정과 남진경로를 보여주는 유적으로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게 지정 이유다. 또 “목책구조가 잘 남아 있어 고대 토목·건축 기술을 파악하는 데도 중요한 유적”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시는 공고를 통해 문화재구역과 문화재보호구역, 500m 반경 내 1~5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별 개발가능 행위를 제시했다. 문화재 주변지역은 문화재보호법과 경기도 문화재보호조례 등 각종 규정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는 문화재 보호구역으로부터 반경 500m, 도 지정문화재는 반경 300m까지 개발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이전 원형보존구역으로 불렸던 1구역은 개별심의 대상이다. 즉 이 안에서 개발행위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경우, 사전에 현상변경을 위한 심의를 받아야 한다.




<참고자료>

문화재청 보도자료(2016.10.24)



사적 제 536호(2016. 10. 24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