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필그림2 2012. 7. 14. 23:31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은 [규곤시의방]이라는 표제가 붙은 책인데, 동아시아 최초로 여성이 쓴 조리서이자,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다.

조선 현종13년(1672)에 경북 영양군에 살던 석계 이시명(石溪 李時明,1590~1674)의 부인인 장계향(張桂香,1598~1680) 선생이 썼다. 재령 이씨 가문의 며느리들에게 자신의 음식비법을 전수한 것이다.  경상도 양반가의 음식 조리법과 저장ㆍ발효식품, 식품보관법 등 146가지를 소개하는데 이 중 술 종류가 51가지나 된다.

장계향 선생의 13대 며느리인 조귀분 음식디미방 보존회 회장(63)은 석계 종가의 13대 종부로서 현재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 석계고택에서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음식디미방 전수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또한 회원 20여 명에게 조리법을 전수하고, 두들마을 관광객들에게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표지 그 안쪽에 정부인 장씨가 직접 쓰신 서문이 있다. 한글 흘림체로 되어 있고, 고어체의 문장이라 읽기가 쉽지 않다.

서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책을 이렇게 눈이 어두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을 알아 이대로 시행하고, 딸자식들은 각각 베껴 가되 이 책을 가져갈 생각일랑 절대로 내지 말며, 부디 상하지 않게 간수하여 빨리 떨어져 버리게 하지 말아라."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이 책을 이렇게 눈이 어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을 알아 이대로 시행하고, 딸자식들은 각각 베껴 가되 이 책 가져갈 생각일랑 언감생심 내지 말며, 부디 상하지 않게 간수하여 쉽게 훼손하여 버리지 말라." - 2010년 음식디미방 세계화포럼

 

“이 책을 이리 눈 어두은대 간신히 써시니 이뜨즐아라 이때로 시횡호고 딸자식들은 각각 벗겨가오대 이 책 가뎌갈 생각을 안명심 말며 부대 샹치말게 간소호야 수이 떠러보리라말라.”  - 영양 산촌생활박물관 학예사 이영재(경상도 북부지역 방언으로 표현)

경상도 북부지역에서 태어났다면 위의 두 글보다는 아래에 새로 읽어낸 글이 훨씬 더 늙은 할머니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글을 다시 장씨 부인의 어감을 살리고, 표준어로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을 이렇게 눈이 어두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을 알아서 이대로 시행하고, 딸자식들은 각각 베껴서 가되, 이 책을 가져갈 생각을 하지 않도록 명심하고, 부디 상하지 않게 간수하여, 쉽게 떨어져 버리지 말게 하여라."

우리문화의 숨겨진 부분을 찾는 것도 재미있고,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을 찾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만 우리의 것을 우리가 열심히 살리려고 하는데, 우리의 말과 글로 제대로 읽어서 홍보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영양산촌생활사박물관 이영재 학예사의 견해이다.

 

 

<참고 자료 : 영양산촌생활사박물관>